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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와 법

Harvey에 맞서는 Mike

김수연 변호사 · 2026.05.10

해외 리걸테크 업계에서 ’Mike’라는 오픈소스 법률 AI가 화제다.

만든 사람은 글로벌 대형 로펌 Latham & Watkins의 전직 어소시에이트 변호사다. 그는 법무법인들이 유료로 구독하는 법률 AI인 Harvey(기업가치 110억 달러)와 Legora(55억 달러)와 유사한 웹 애플리케이션을 단 2주 만에 만들어, 오픈소스로 무료 공개했다고 밝혔다. 문서를 작성·검토하는 어시스턴트, 파일을 모아두는 프로젝트 공간, 문서 일괄 검토 기능까지 갖췄다고 한다.

이름부터 위트가 있다. 미드 Suits를 본 사람이라면 떠올릴 것이다. 거기서 Harvey는 로펌의 잘나가는 파트너고, Mike는 그 밑에서 일하는 어소시에이트다. 유료 법률 AI ’Harvey’에 맞선 무료 오픈소스 도구의 이름이 ’Mike’인 건 우연이 아닐 것이다. 그리고 실제로 이 Mike를 만든 사람도, 파트너가 아니라 어소 변호사였다.

Mike 웹사이트 화면

오픈소스 법률 AI 'Mike'의 웹사이트 화면.

개발자가 아니라, 코드를 업으로 삼지 않는 한 명의 어소 변호사가 수십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은 프로덕트를 ’바이브 코딩’으로 복제하다시피 만들어냈다. 기술의 대중화가 이만큼 빠르다는 걸 이보다 선명하게 보여주는 사례가 있을까 싶다. 물론 만들었다는 것과 잘 굴러간다는 것은 다른 문제다. 그 프로덕트가 실제 업무에서 얼마나 안정적이고 경제적으로 작동하느냐는 따로 따져봐야 할 영역이다. 참고로 ’무료’는 소프트웨어에 한한 말이다. Mike를 실제로 구동하려면 AI 모델 사용료(API 비용)와 서버 운영은 각자 부담해야 한다. 말하자면 차는 공짜인데, 기름값은 내 몫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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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기술창업을 하신 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분은 두 번째 사업으로 범용적으로 쓰일 수 있는 AX 상품을 개발 중이라고 했다. 한 분야에만 천착한 사업은 금방 따라잡힌다, 그래서 그런 사업을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는 말도 덧붙였다. 그 관점을 빌려오면 불편한 질문이 하나 생긴다. 법률이라는 한 분야에 집중한 리걸테크 AI 프로덕트들은 과연 의미가 있을까. 이걸 개발하는 노력은 쓸모가 있을까. 회의론에 빠지기 쉬운 지점이다.

전통적인 업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소극적인 형태의 러다이트 운동이나 다름 없다.

그런데 이 회의론을 듣고 ’거봐, 역시 옛날 방식이 답’이라고 안도하는 건 정반대의 결론이다. 리걸테크 그 자체에도 이런 의문이 제기되는 마당에, 전통적인 송무 영역에서 지극히 전통적인 업무 방식을 고수하는 것은 소극적인 형태의 러다이트 운동이나 다름 없다.

리걸테크의 미래가 어떤 모습이든, 법률가가 AI native lawyer로 진화해야 한다는 명제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선택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가 된 것이다. 혹시 나처럼 오늘도 법률가의 ’생존’을 고민하는 분들이라면, 리걸테크 이슈를 더 들여다보고 싶은 분들이라면 legaltechnology.com의 글들을 찬찬히 읽어보며 이슈 팔로우업 해보시기를 권한다.

원문: Legal IT Insider, "Mike: OSS open source legal AI too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