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위조작근절법 해설(1) 무엇이 바뀌었나

일러스트 생성: Google Gemini
구독자가 있는 채널을 운영하는 사람, 회사 명의의 유튜브나 블로그를 관리하는 사람, 온라인에 남의 일을 쓰는 일이 잦은 사람이라면 이제 확인해 둘 것이 하나 생겼다. ‘7월 7일부터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이 나에게 적용되는가’ 하는 물음이다.
세간에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이라 부르는 이 법의 정식 명칭은 「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이다(법률 제21305호, 2026. 1. 6. 공포, 2026. 7. 7. 시행). 이하 ’정보통신망법’으로 줄인다. 개정법은 허위조작정보임을 알면서 유통한 일정 규모 이상의 게재자에게 손해액의 5배까지 배상책임을 지우고, 법원 판결로 허위조작정보임이 확정된 정보를 거듭 유통한 자에게 10억 원 이하의 과징금을 부과한다.
나는 현재 법무법인 로백스에서 ’평판보호 법률서비스(Reputation Guard)’의 실무를 맡고 있다. 변호사가 되기 전에는 10년 동안 신문사에서 기사를 썼다. 쓰고 게재하는 일의 책임을 양쪽에서 겪었다. 이 연재는 쓰는 사람의 자리에서 개정법을 조문대로 읽는 해설이다. 오늘은 첫 편으로 법의 전체 구도를 정리한다.
미리 밝혀 둘 원칙이 있다. 이 연재는 제도 해설에 집중한다. 위헌 여부를 둘러싼 논쟁에는 찬반 논거가 모두 있고, 그에 대한 판단은 유보한다. 실명 사례는 확정판결이 있는 사건에 한하여 다룬다.
입법 경위
온라인 허위정보를 규제하려는 입법 시도는 여러 차례 있었다. 표현의 자유와 충돌한다는 지적 속에 번번이 무산되다가, 이번 개정안이 2025년 12월 24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2026년 1월 6일 공포되어 6개월의 유예를 거쳐 7월 7일 시행되었다. 아직 첫 소송도, 첫 과징금 부과도 없다. 제도의 실제 모습은 앞으로의 집행과 판결이 정한다. 그 전에 조문을 정확히 읽어 두는 것이 이 연재의 목적이다.
규범은 네 겹이다
개정법을 읽을 때는 층위가 다른 네 개의 규범을 구분해야 한다.
- 법률 · 제도의 뼈대. 어떤 정보의 유통이 금지되는지, 누가 어떤 책임을 지는지를 정한다.
- 시행령 · 법률이 위임한 세부 기준. 게재자의 규모 기준, 공인의 범위, 과징금 부과기준이 여기에 있다.
- 가이드라인 ·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2026년 7월 발간한 해설 자료. 그 자체로 법적 구속력이 없다. 다만 주무 위원회가 조문을 어떻게 읽는지 보여 주는 자료여서 실무에서는 사실상의 기준으로 기능할 가능성이 크다.
- 고시 · 사실확인 규범으로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의 원칙강령을 지정한 고시와, 과징금 산정의 세부 기준을 정한 고시. 법령의 위임에 근거하므로 그 범위에서 구속력을 가진다.
불법정보와 허위조작정보
제44조의7은 유통이 금지되는 정보를 제1항과 제2항으로 나누어 규정한다.
제1항의 불법정보는 음란정보, 명예훼손 정보, 사행행위 정보처럼 실정법에 위반되어 유통이 금지되는 정보의 목록이다. 종전에도 있던 목록이나 이번에 정비되었다. 명예훼손 정보는 ’거짓의 사실’을 드러낸 경우로 문언이 다듬어졌고, 인종·국가·지역·성별·장애·연령 등을 이유로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가 제2호의2로 추가되었다.
제2항의 허위조작정보는 이번 개정으로 신설된 개념이다. 조문을 그대로 옮긴다.
1.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이하 “허위정보”라 한다)
2.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이하 “조작정보”라 한다)
내용의 전부나 일부가 허위인 허위정보,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조작정보가 대상이다. 여기에 그 사실에 대한 인식,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 타인의 인격권·재산권이나 공공의 이익에 대한 법익 침해까지 더해져야 한다. 요건이 겹겹이다. 틀린 글을 썼다는 사정만으로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뜻이고, 각 요건은 3편에서 따로 따진다. 단서는 풍자와 패러디를 제외한다. 다만 가이드라인은 풍자와 패러디라도 위 요건을 갖추면 허위조작정보에 포함될 수 있다고 본다. 이 문제는 4편의 주제다.
적용되는 절차도 다르다. 불법정보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다. 심의를 거쳐 삭제·차단 등 시정요구가 나가고, 정당한 사유 없이 따르지 않으면 시정명령과 형사처벌로 이어진다. 허위조작정보는 심의 대상이 아니다. 플랫폼의 자율정책에 따른 신고와 조치, 법원의 손해배상,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의 과징금이 그 경로다. 게시물이 문제되었을 때 그것이 불법정보인지 허위조작정보인지에 따라 상대할 절차가 달라진다.
한 가지 오해를 바로잡는다. 이번 개정으로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형사처벌이 폐지되었다는 말이 돌지만 사실이 아니다. 정보통신망법 제70조 제1항의 처벌 규정은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게재자, 플랫폼, 피해자
게재자. 개정법이 정의하는 게재자는 정보통신망에 직접 제작하거나 선별한 정보를 게재하여 유통하는 자 전부다. 다만 5배 배상과 과징금은 그중에서도 사실이나 의견의 전달을 업으로 하면서 시행령이 정한 규모에 이른 자에게 적용된다. 구독자 10만 명 이상이거나 직전 3개월 월평균 조회수 10만 회 이상이고, 같은 기간 3건 이상을 게재하여 수익을 얻은 경우다. 유튜버만의 문제가 아니다. 기업 공식 채널, 임원 명의의 계정, 온라인 매체가 모두 검토 대상에 들어온다. 이 기준은 2편에서 조문대로 따진다.
플랫폼. 개정법은 하루 평균 이용자 100만 명 이상의 정보 매개 서비스를 ’대규모 정보통신서비스 제공자’로 정의하고, 신고 접수와 조치, 자율 운영정책 수립, 반기별 보고서 공표 의무를 부과했다. 시행에 맞추어 네이버, 카카오, 구글, 메타, 엑스, 틱톡 등 아홉 개 플랫폼이 지정되었고, 네이버와 카카오는 운영정책을 개정하면서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의 가이드라인을 세부 판단 기준으로 삼았다. 주목할 지점이 있다. 플랫폼이 이 의무를 위반해도 과징금이나 형사처벌 규정이 없다. 제재의 무게는 플랫폼이 아니라 게재자에게 실려 있다. 언론사가 게재한 정보에 대하여는 플랫폼이 삭제·차단 등 조치를 할 수 없다는 예외도 있다(제44조의12 제8항).
피해자. 신고, 플랫폼의 조치, 이의신청, 분쟁조정으로 이어지는 절차가 마련되었다. 손해액 증명이 어려운 경우 법원이 5천만 원의 범위에서 손해액을 정하는 규정도 들어왔다. 구제 절차는 7편에서 다룬다.
기자 시절 이야기
기자 시절, 팩트 한 줄이 잘못되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된 경험이 있다. 공보담당자가 확인해 준 팩트였기에 망설임 없이 썼지만, 그 팩트가 잘못된 것이었다. 면책은 없었다. 회사가 금 500만 원의 손해배상액을 부담했고, “바로잡습니다”를 대문짝만하게 싣는 것도 당연히 따르는 의무였다. 모르는 사람들은 ’기자가 소설 쓴다’고 비아냥댔지만, 사실 기자 훈련은 사실확인에서 시작해 사실확인으로 끝나는 과정이었다.
오늘의 체크포인트
- 개정 정보통신망법은 2026년 7월 7일부터 시행 중이다.
- 규범은 법률, 시행령, 가이드라인, 고시의 네 겹이다. 가이드라인은 법적 구속력이 없다.
- 허위조작정보는 허위나 조작의 인식,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 목적, 법익 침해까지 갖추어야 성립한다.
- 불법정보는 방송미디어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 대상이고, 허위조작정보는 심의 대상이 아니다.
- 사실적시 명예훼손의 형사처벌은 이번 개정으로 폐지되지 않았다.
연재 지도
1편 · 무엇이 바뀌었나: 전체 지도 (이 글)
2편 · 당신은 이 법의 대상인가: 게재자 기준
3편 · 틀린 정보가 곧 위법은 아니다: 성립 3요건
4편 · 풍자와 패러디는 안전한가
5편 · 5배 배상은 언제 나오는가
6편 · 10억 과징금의 계산법
7편 · 당했을 때: 신고, 조치, 이의신청, 분쟁조정
8편 · ’상당한 이유’를 어떻게 남길 것인가: 면책
다음 편 예고
2편에서는 ’구독자 9만 8천 명인 채널은 안전한가’에 대해 답해보려고 한다. 시행령이 정한 게재자 기준을 조문대로 따진다.
관련 조문 전문 보기
3의3. “게재자”란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하여 정보통신망에 직접 제작하거나 선별한 정보를 게재하여 유통하는 자를 말한다.
1. 음란한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배포ㆍ판매ㆍ임대하거나 공공연하게 전시하는 내용의 정보
2.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공공연하게 거짓의 사실을 드러내어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내용의 정보
2의2. 공공연하게 인종, 국가, 지역, 성별, 장애, 연령, 사회적 신분, 소득수준 또는 재산상태를 이유로 특정 개인이나 집단(해당 집단에 소속된 개인을 포함한다. 이하 이 호에서 같다)에 대한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가. 직접적인 폭력이나 차별을 선동하는 정보
나. 증오심을 심각하게 조장하여 특정 개인이나 집단의 인간으로서의 존엄성을 현저히 훼손하는 정보
3. 공포심이나 불안감을 유발하는 부호ㆍ문언ㆍ음향ㆍ화상 또는 영상을 반복적으로 상대방에게 도달하도록 하는 내용의 정보
4. 정당한 사유 없이 정보통신시스템, 데이터 또는 프로그램 등을 훼손ㆍ멸실ㆍ변경ㆍ위조하거나 그 운용을 방해하는 내용의 정보
5. 「청소년 보호법」에 따른 청소년유해매체물로서 상대방의 연령 확인, 표시의무 등 법령에 따른 의무를 이행하지 아니하고 영리를 목적으로 제공하는 내용의 정보
6. 법령에 따라 금지되는 사행행위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6의2. 이 법 또는 개인정보 보호에 관한 법령을 위반하여 개인정보를 거래하는 내용의 정보
6의3. 총포ㆍ화약류(생명ㆍ신체에 위해를 끼칠 수 있는 폭발력을 가진 물건을 포함한다)를 제조할 수 있는 방법이나 설계도 등의 정보
6의4.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에서 금지하는 마약류의 사용, 제조, 매매 또는 매매의 알선 등에 해당하는 내용의 정보
7. 법령에 따라 분류된 비밀 등 국가기밀을 누설하는 내용의 정보
8. 「국가보안법」에서 금지하는 행위를 수행하는 내용의 정보
9. 그 밖에 범죄를 목적으로 하거나 교사(敎唆) 또는 방조하는 내용의 정보
② 누구든지 다음 각 호에 해당한다는 사실을 알았음에도 손해를 끼칠 의도 또는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으로 타인의 인격권이나 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정보로서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정보(이하 “허위조작정보”라 한다)를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유통하여서는 아니 된다. 다만, 풍자와 패러디는 제외한다.
1. 내용의 전부 또는 일부가 허위인 정보(이하 “허위정보”라 한다)
2. 내용을 사실로 오인하도록 변형된 정보(이하 “조작정보”라 한다)
이 글은 「게재자를 위한 허위조작정보 근절법 해설」 연재의 1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