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 출신 변호사의 법률 인사이트Caselog는 김수연 변호사의 블로그입니다.
스타트업 · 벤처

벤처투자 계약 읽기(5) 우선주는 무엇이 우선인가

김수연 변호사 · 2026.07.22

층계처럼 쌓인 나무 블록

일러스트 생성: Google Gemini

회사가 150억 원에 팔렸다고 하자. 그동안 받은 투자금은 100억 원이고, 투자자들의 지분은 40퍼센트다. 창업자와 직원이 나머지 60퍼센트를 갖고 있다.

150억 원의 60퍼센트면 90억 원이다. 그런데 계약서에 따라서는 30억 원이 된다.

우선주의 ’우선’이 무엇을 뜻하는지가 그 차이를 만든다.

◆◆◆

우선주에는 권리가 세 개 붙는다

텀시트에 RCPS라고 적혀 있으면 상환전환우선주다. 이름 안에 권리 세 개가 들어 있다.

우선권은 배당과 청산에서 보통주보다 앞선다는 것이다. 전환권은 이 주식을 보통주로 바꿀 수 있다는 것이다. 상환권은 회사에 되사 달라고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셋은 작동하는 시점이 다르다. 우선권은 회사가 배당을 하거나 청산할 때, 전환권은 회사 가치가 오를 때, 상환권은 그렇지 못할 때 쓰인다. 투자자 입장에서 보면 잘되면 전환권, 안되면 상환권, 그 사이에 우선권이 놓인다.

이번 편은 우선권이다. 전환권은 6편, 상환권은 7편에서 본다.

배당에서 앞선다는 것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 투자계약서(SPA) 별지1 제6항 (배당에 있어서 우선권에 관한 사항) ① 본건 종류주식은 참가적, 누적적 우선주로서, 본건 종류주식의 주주는 본건 종류주식을 보유하는 동안 1주당 발행가액을 기준으로 연 [ ]%에 해당하는 배당금을 누적적으로 우선해 배당받고, 잔여배당가능이익에 대해 보통주식과 동일한 배당률로 함께 참가해 배당받는다.
② 주식배당의 경우 종류주식과 보통주식을 합한 발행주식총수에 대한 비율에 따라 같은 종류의 종류주식 주식으로 배당을 받을 권리를 갖는다. 단, 단주가 발생하는 경우에는 현금으로 지급받는다.
③ 배당금의 지급시기를 주주총회에서 따로 정하지 아니한 경우 회사는 주주총회에서 재무제표의 승인 및 배당결의가 있는 날로부터 1개월 이내에 본건 종류주식의 주주에게 배당금을 지급해야 한다.
④ 본건 종류주식의 전부 또는 일부에 대해 전환권이 행사된 경우, 전환된 주식에 대해 전환 전까지의 기간 동안 배당결의 되었으나 그 배당금이 지급되지 아니하였다면 동 미지급 배당금에 해당하는 금액을 회사가 해당 주식의 주주에게 별도로 지급하기로 한다.

첫 줄에 단어가 두 개 붙어 있다. 참가적, 그리고 누적적이다.

누적적이란 배당을 못 한 해의 몫이 사라지지 않고 쌓인다는 뜻이다. 회사에 배당가능이익이 없어 3년 동안 배당을 못 했다면 3년치가 그대로 남아 있다가 나중에 청구된다. 회사 장부에 부채로 잡히지는 않지만 언젠가 나갈 돈이라는 점에서는 부채와 다르지 않다. 상장을 준비하는 회사에는 특히 부담이 된다.

참가적이란 우선배당을 받은 뒤 남은 배당에도 다시 참여한다는 뜻이다. 우선배당으로 한 번, 지분 비율로 또 한 번. 같은 주식으로 두 번 받는 구조다.

여기서 눈여겨볼 곳이 하나 더 있다. 배당률을 무엇에 곱하느냐다. 1주당 발행가액 기준인지 액면가액 기준인지에 따라 금액이 크게 달라진다. 액면가가 500원이고 발행가액이 10만 원이라면 200배 차이다. 표준계약서 예시는 발행가액 기준으로 되어 있지만, 어느 쪽으로 할지는 정해진 것이 아니라 협의 사항이다.

다만 회사에 방어선이 하나 있다. 배당은 상법상 배당가능이익이 있어야 할 수 있다. 이익이 없으면 배당하지 않는 것이 위반이 아니다. 우선배당권이 있어도 없는 돈을 나눠 줄 수는 없다.

청산에서 앞선다는 것

벤처투자 표준계약서 · 투자계약서(SPA) 별지1 제7항 (잔여재산 분배에 있어서 우선권에 관한 사항) ① 본건 종류주식은 잔여재산 분배에 있어서 우선적 지위가 부여된 종류주식으로서, 본건 종류주식의 주주는 회사가 청산에 의해 잔여재산을 분배하는 경우 1주당 발행가액 및 이에 대해 연 [ ]%의 비율로 계산한 금액을 보통주식 주주에 우선해 분배 받는다. 이 경우 청산 이전까지 미지급 배당금이 있는 경우 동 금액에 대해도 동일하다.
② 본건 종류주식의 주주에 대해 잔여재산을 우선 분배한 후 보통주식에 대한 주당 분배금액이 본건 종류주식에 대한 주당 분배금액을 초과하는 경우에는, 본건 종류주식의 주주는 그 초과하는 부분에 대해 보통주식의 주주와 동일한 분배율로 함께 참가해 잔여재산을 분배 받을 권리가 있다.

회사가 문을 닫고 재산을 나눌 때, 투자자가 먼저 자기 몫을 가져간다는 조항이다. 영어로는 Liquidation Preference라 부른다.

두 가지를 봐야 한다.

첫째, 얼마를 먼저 가져가는가. 투자원금의 1배가 가장 흔하고 이를 1x라 부른다. 1.5배나 2배로 정하는 경우도 있다. 여기에 연 몇 퍼센트를 붙이는지, 미지급 배당금을 얹는지에 따라 금액이 더 늘어난다.

둘째, 먼저 가져간 뒤에 또 참여하는가. 배당에서와 같은 참가 여부 문제다. 우선분배만 받고 빠지면 비참가적, 남은 재산 분배에도 지분대로 참여하면 참가적이다.

그 계산을 해보면

앞의 조건을 첫머리 숫자에 대입해 보자. 매각 대금 150억 원, 투자자가 넣은 돈 100억 원, 투자자 지분 40퍼센트, 우선분배 1배에 참가적 구조다.

먼저 투자자가 100억 원을 가져간다. 남은 50억 원을 지분대로 나누면 투자자가 20억 원, 창업자와 직원이 30억 원이다.

투자자 120억 원, 창업자와 직원 30억 원. 지분은 40대 60이었는데 결과는 80대 20이다.

이 차이를 만드는 것이 ’참가적’이라는 세 글자다. 비참가적이었다면 투자자는 100억 원만 받거나, 아니면 우선권을 포기하고 지분대로 60억 원을 받거나 둘 중 유리한 쪽을 택했을 것이다.

그리고 매각 금액이 낮을수록 이 효과는 커진다. 100억 원에 팔렸다면 투자자가 100억 원을 다 가져가고 창업자 몫은 없다.

미국에서는 비참가적이 기본이고 참가적은 예외적인 상황에서만 협상 테이블에 오른다. 국내 관행은 반대다.

청산이 아닌데 청산으로 치는 조항

여기서 짚고 넘어갈 것이 있다. 방금 계산은 회사가 매각된 경우를 놓고 한 것인데, 조문은 “청산에 의해 잔여재산을 분배하는 경우”라고 되어 있다.

매각은 청산이 아니다. 회사가 팔리면 회사는 그대로 살아 있고, 주주만 바뀐다. 청산은 회사를 없애고 남은 재산을 나누는 절차다. 서로 다른 일이다.

그래서 실무에는 이런 조항이 들어온다. 합병, 영업양수도, 경영권 이전 같은 사유가 생기면 그것을 청산으로 간주해 우선분배를 한다는 내용이다. 준청산, 영어로는 Deemed Liquidation이라 부른다. 미국 투자계약에서는 흔히 쓰인다.

한국에서는 이 조항의 효력을 두고 의문이 제기된다.

상법은 해산과 청산을 나누어 규정하고, 청산 절차를 엄격하게 정해 두었다. 채권자에게 먼저 변제한 뒤에야 주주에게 분배한다는 순서도 강행규정이다. 그런데 준청산 조항은 당사자들끼리 합의해서 청산이 아닌 사건을 청산으로 치자는 것이다. 자본충실의 원칙, 그리고 회사법의 단체법적 성격과 맞지 않는다.

합병으로 회사가 다른 법인에 흡수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해산은 일어나지만 청산은 일어나지 않는다. 이때 주주가 회사를 상대로 청산에 준하는 우선분배를 청구할 근거를 상법에서 찾기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다만 이 조항의 효력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아직 보이지 않는다. 효력이 확정적으로 부정된 것이 아니라, 다툼의 여지가 크다는 뜻으로 읽는 것이 정확하다.

그래서 개정판은 준청산 조항을 채택하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조항 자체를 두지 않는 쪽이 권고안이다.

그럼 M&A에서는 어떻게 되는가

효력이 의심스럽다고 해서 실무에서 사라진 것은 아니다. 대신 형태를 바꿔 남는다.

하나는 회사가 아니라 주주들끼리의 배분 약정으로 만드는 방식이다. 회사에 대한 잔여재산분배청구권을 행사하는 것이 아니라, 매각 대금이 주주들에게 들어올 때 계약으로 정한 순서대로 나누기로 약속하는 것이다. 회사법의 문제를 피해 계약법 영역으로 옮기는 설계다.

다른 하나는 창업자에게 의무를 지우는 방식이다. 회사가 못 해 주는 것을 창업자 개인이 매수하거나 부담하도록 하는 구조다. 이 경우 창업자는 자기가 무엇을 떠안는지 정확히 알고 서명해야 한다.

어느 쪽이든 주식 수에 비례한 분배에서 벗어나는 약정이다. 그래서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모든 주주에게 효력이 미친다. 일부 주주만 동의한 약정은 나머지 주주를 구속하지 못한다.

본 편에 뒤이어 나올 6편에서는 우선주의 두 번째 권리인 전환권을 본다. 다음 라운드에서 기업가치가 떨어졌을 때 창업자 지분이 얼마나 깎이는지를 산식으로 계산해 본다.

◆◆◆

협상 테이블에서

배당과 잔여재산분배 우선권은 조건과 범위를 확인하고 넘어가야 하는 조항이다. 당장 돈이 나가는 조항이 아니어서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회사를 팔거나 정리할 때 결과가 여기서 갈린다.

배당 우선권에서 참가적·누적적 구조 자체를 빼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국내 벤처투자에서 거의 표준으로 굳어져 있다. 다만 배당률의 기준 가액은 다르다. 발행가액이 아니라 액면가액을 기준으로 하면 금액이 크게 줄어든다. 비율 자체를 낮추는 협의도 함께 할 수 있다.

잔여재산분배에서는 세 가지를 본다. 우선분배 배수를 1배로 유지하는 것, 참가에 상한을 두는 것, 그리고 붙는 이율을 낮추는 것이다. 참가에 상한을 두는 방식은 우선분배를 받고 참가도 하되 총액이 투자원금의 몇 배를 넘지 않도록 정하는 것이다.

준청산 조항은 별도로 봐야 한다. 개정판이 이 조항을 두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삼았으므로, 상대방이 넣자고 하면 그 근거를 물을 수 있는 위치다. 넣기로 한다면 어떤 사유를 준청산으로 볼 것인지, 그리고 그 부담을 회사가 지는지 창업자 개인이 지는지를 분명히 해야 한다.

그리고 계약 전에 한 번은 계산해 봐야 한다. 회사가 얼마에 팔릴 때 창업자 손에 얼마가 남는지. 매각 금액을 몇 단계로 바꿔 가며 대입해 보면 지금 서명하려는 조건이 어떤 구간에서 창업자에게 아무것도 남기지 않는지 보인다.

오늘의 체크포인트

  • 우선주에는 권리가 셋 붙는다. 배당과 청산에서 앞서는 우선권, 보통주로 바꾸는 전환권, 되사 달라고 하는 상환권.
  • 누적적이란 배당 못 한 해의 몫이 쌓여서 남는다는 뜻이다. 장부상 부채는 아니지만 언젠가 나갈 돈이다.
  • 참가적이란 우선배당을 받고 남은 배당에도 다시 참여한다는 뜻이다. 같은 주식으로 두 번 받는다.
  • 배당률을 발행가액에 곱하는지 액면가액에 곱하는지로 금액이 수백 배 달라질 수 있다.
  • 배당가능이익이 없으면 배당하지 않아도 위반이 아니다. 회사의 방어선이다.
  • 참가적 1배 구조에서는 지분 40대 60이 결과적으로 80대 20이 될 수 있다. 매각 금액이 낮을수록 격차가 커진다.
  • 준청산 조항은 상법상 해산과 청산의 구분, 채권자 우선 원칙과 부딪친다는 지적이 있다. 효력을 정면으로 판단한 대법원 판례는 확인되지 않으나, 개정판은 이 조항을 두지 않는 것을 기본으로 한다.
  • 주식 수 비례를 벗어나는 배분 약정은 주주 전원의 동의가 있어야 모든 주주를 구속한다.
관련 조문 전문 보기
법률 · 상법 제344조(종류주식) ① 회사는 이익의 배당, 잔여재산의 분배, 주주총회에서의 의결권의 행사, 상환 및 전환 등에 관하여 내용이 다른 종류의 주식(이하 "종류주식"이라 한다)을 발행할 수 있다.
② 제1항의 경우에는 정관으로 각 종류주식의 내용과 수를 정하여야 한다.
③ 회사가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때에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는 경우에도 주식의 종류에 따라 신주의 인수, 주식의 병합·분할·소각 또는 회사의 합병·분할로 인한 주식의 배정에 관하여 특수하게 정할 수 있다.
④ 종류주식 주주의 종류주주총회의 결의에 관하여는 제435조제2항을 준용한다.
법률 · 상법 제344조의2(이익배당, 잔여재산분배에 관한 종류주식) ① 회사가 이익의 배당에 관하여 내용이 다른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정관에 그 종류주식의 주주에게 교부하는 배당재산의 종류, 배당재산의 가액의 결정방법, 이익을 배당하는 조건 등 이익배당에 관한 내용을 정하여야 한다.
② 회사가 잔여재산의 분배에 관하여 내용이 다른 종류주식을 발행하는 경우에는 정관에 잔여재산의 종류, 잔여재산의 가액의 결정방법, 그 밖에 잔여재산분배에 관한 내용을 정하여야 한다.

이 글은 「창업자를 위한 벤처투자 계약 읽기」 연재의 5편입니다.